현장이야기

칼럼 [필동정담] '명품 샘물'

제목 :
칼럼 [필동정담] '명품 샘물'
등록일시 :
2022-07-15
작성자 :
관리자
조회수 :
960

우리 조상들은 물을 소중히 여겼다. 좋은 물에는 약수(藥水)라고 이름을 붙였다. 먹거나 몸을 담그면 건강에 좋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유명 약수터 물을 조사해보면 예외 없이 면역 기능에 도움되는 미네랄을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으니 과학적이기도 하다.

저마다 백가쟁명이겠지만 대한민국 명품 샘물을 꼽으라면 지리산 자락 상사마을에 있는 당몰샘을 떠올린다. 전남 구례군 마산면 사도리에 있다. 상사마을은 유명한 장수 마을로 샘물을 장수 비결로 얘기한다. 일제 때 남쪽 지방에 콜레라가 퍼졌을 때 당몰샘물을 먹으면 안 죽는다는 얘기에 이 동네로 물 동냥을 왔을 정도다. 마을 사람들은 지리산 약초 뿌리 녹은 물이 흘러든 샘이라고 믿는다. 산에 내린 눈과 비가 나무와 약초에 스며들었다가 사람들의 입에 닿은 것이다. 물 전문가 이덕수 가천대 명예교수는 "지리산이라는 거대한 정화장치가 빚어낸 신령스러운 샘물"이라고 표현했다. 조사 결과를 보면 당몰샘물에는 다른 약수에 비해 미네랄 함량이 훨씬 많았다. 약 알칼리성인 데다 불소 성분도 적당히 들어 있는 것으로 나왔다. 샘물의 수소이온 농도값이 7.6으로 이 정도면 정상인의 혈액이나 소변의 수소이온 농도 7.4에 거의 근접한 범위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미네랄 구성 성분을 배열해보니 칼슘, 나트륨, 실리콘, 마그네슘, 칼륨의 순서로 많아 세계 유명 장수촌에 있는 샘물의 구성과 같다는 점에서 장수의 비결로 공통점이 확인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류 질병의 80%가 물과 관련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질병과 장수에 물이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면 좋은 물을 먹는데 더 정성을 기울여볼 일이다. 자연수든 정수기물이든 산성수보다는 알칼리수가 인체에 유익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전국 곳곳에는 알려져 있지 않은 샘물이 즐비하다. 강원 평창의 방아다리약수와 경북 청송의 달기약수 같은 탄산수로 유명한 곳도 있다. 충남 부여의 고란약수는 바위틈에서 떨어진 물방울이 모여 고인 석간수의 대표주자다. 백제 의자왕이 마신 어용수였는데 항상 고란초 잎을 띄워 바쳤다고 한다.

 

출처:매일경제 https://www.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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