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모(72·강원 춘천시)씨는 25년째 당뇨병을 앓고 있다. 공복 혈당치가 150㎎/dL 정도로, 정상 수치인 100㎎/dL보다 훨씬 높다. 권씨는 병원에 갈 때마다 의사에게 "이렇게 관리를 안 하면 실명될 수도 있고, 다리까지 잘라야 할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를 듣는다.
당뇨병 환자가 혈당을 잘 관리하려면 우선 주기적으로 혈당을 재는 습관을 들여야 한 다. 최근 버튼 조작을 할 필요가 없어 사용이 훨씬 간편해진 혈당 측정계가 많이 나 왔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권씨는 처음 당뇨병 진단을 받았을 때 '열심히 관리해서 꼭 극복하겠다'며 혈당 측정계도 샀다. 하지만 의지가 약해지면서 혈당 재는 것도 그만 뒀다. 정확해지고 사용이 간편해진 혈당계를 2개나 더 샀지만, 역시 오래 가지 못했다.
당뇨병은 높은 혈당 수치 그 자체보다 심근경색, 뇌졸중, 신장질환 등 합병증이 더 심각한 문제다. 당뇨병 환자의 50%가 심혈관 질환으로, 10~20%는 신부전증으로 사망한다. 15년 이상 당뇨병을 앓으면 10%는 심각한 시력장애가 생기고, 2%는 완전히 시력을 잃게 된다. 말기 신부전증의 44.9%는 당뇨병이 원인인다.하지만 당뇨병 환자 중 40%는 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치료를 받는 사람 중에서 적절한 혈당 수치를 유지하는 비율은 3분의 1도 안 된다.(보건사회연구원 자료)
◇올바른 생활습관 지켜야 당뇨병 관리 가능
당뇨병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설탕처럼 단순 당이 많이 든 음식, 기름기가 많은 육류, 소금 섭취는 줄여야 한다. 쌀도 백미보다는 당지수가 낮은 현미를 먹는 게 좋고, 1주일에 3회 이상 조깅·속보·자전거타기 등 유산소 운동을 30분 이상 씩 해야 한다.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혈당을 꾸준히 재야 한다. 이를 통해 자가점검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 차봉연 교수는 "하루 세끼 식사를 하기 전, 그리고 취침 전에 혈당 체크를 해야 한다"며 "당 수치를 규칙적으로 측정해야 어떤 음식을 얼마만큼 먹었을 때 혈당 수치가 어떻게 변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복 혈당이 70~130㎎/dL, 식사 시작 후 2시간 혈당이 180㎎/dL 이하면 비교적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정확도 높아지고 쓰기 쉬운 혈당계 많아
이전에는 혈당지(스트립)를 다 쓴 후 새 통으로 교체할 때 기계와 혈당지 통의 숫자를 맞춰야 했다. 이걸 하지 않으면 측정 결과가 잘못 나와 환자가 저혈당 쇼크로 쓰러지는 일이 종종 있었다.
최근 사용이 간편해진 혈당계가 많이 나왔다. 이 숫자를 맞출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존슨앤드존슨의 '원터치 셀렉트 심플', 애보트의 '프리스타일 프리덤 라이트' 등이다. 원터치 셀렉트 심플은 조작 버튼이 아예 없어 혈당지를 기계에 꼽기만 하면 결과가 나온다. 저혈당이나 고혈당 시 알람이 울리기 때문에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 또 혈액 속의 다양한 성분 중 당뇨병 지표인 포도당에만 반응해 정확성이 더 높아졌다.
혈당지를 습기가 있는 곳에 보관하거나 유효기간이 지나면 혈당지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수치를 잴 수 없다. 혈당을 재기 전에는 반드시 양 손을 깨끗이 씻고 말려야 한다. 과일이나 설탕을 만진 후 씻지 않은 채 바늘로 찌르거나 혈당지를 잡으면 값이 높게 나올 수 있다.
출처 : https://health.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