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 없는 경제, 네트워크 시대
세계적 경제위기 속에서 물리적 경제는 움츠러들고 있다.
물리적 자본과 눈에 보이는 재산의 축적이 산업시대의 메가트랜드형 경제의 특징이었다면, 새로운 마이크로트렌드시대에는 유용한 정보와 지적 자산의 기반위에 구축되어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을 중시하고 있다.
즉 기존 경제질서에서 오랫동안 부를 가늠하는 잣대로 군림해왔던 물질적 기준이 탈물질화 되고 있다.
우리는 세계경제에서 일어나고 있는 강력한 변화에 주목해야한다.
마이크로트렌드에 의해 무게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프로슈머에 의한 프로슈밍으로 갈수록 가벼워지는 조직구성과 물리적 구성을 대체하는 정보와 서비스의 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확대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대변하는 말로 우리 경제는 기존의 메가트랜드에 의한 대기업 중심, 무게의 비중이 강조되는 “무게의 경제”에서 마이크로트렌드에 의해 조직구성이 가벼워지는 “무게 없는 경제”로의 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무게 없는 세계에서 탈 물질화되는 것은 제품만이 아니다. 기업들은 좀 더 개방된 마케팅구조로 네트워크 형태의 조직구조를 도입하기 위해 새로운 개혁안을 앞 다투어 쏟아내고 있다. 가시적인 변화중의 하나로 기업이 중심이 된 기존의 마케팅 방향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할 것은, 이미 많은 기업들이 마케팅활동의 주된 축을 네트워크 환경을 통해 프로슈머들의 개인적 활동을 조직적 활동으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프로슈머들의 결합은 이미 제품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정보를 공유하며, 함께 일하면서 끊임없이 정보, 지식, 식견을 공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연결된 현명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마이크로트렌드형 새로운 경제에서는 기존의 정해진 규칙과 절차에 따라 한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막스 베버식의 조직은 와해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오늘날 기업들은 날로 확산되어가는 프로슈머 네트워크의 일원이 되기 위해 피 말리는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접속의 시대에 기업의 가장 큰 불안은 경제적 기회를 낳는 거미줄 같은 네트워크에 끼어들지 못하는 것이다.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것이 산업시대에 중요했던 것처럼 마이크로트렌드시대의 “무게 없는 경제”에서는 네트워크에 접속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다.
끊임없이 변하는 새로운 환경에서 네트워크로부터 탈락한다는 것은 곧 낙오를 의미한다.
경험에 의한 지식정보를 갖춘 프로소비자가 주도하는 급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기업은 선택의 기로에 설 수밖에 없다.
소비자도 새로운 경제 여건에 기민하게 대처하고 적응을 할 줄 알아야한다. 접속의 시대에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식정보를 갖추고 네트워크형 교류의 장을 형성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마이크로트렌드시대의 “무게 없는 경제”에서 공급자와 소비자의 관계는 문화 기업이 그 동안 관객과 맺어온 관계를 점점 닮아간다.
우리사회는 프로슈밍에 의한 시간과 경험에 접속할 수 있는 권리가 상품으로 판매되는 지적 자본주의의 단계로 이미 들어서고 있다.
경제 활동의 중심부에서는 프로슈머들에 의한 프로슈밍의 경험이 판매되고 구입될 것이다. 소비자 개개인의 일상 경험이 조직적인 결합으로 연결되고, 새로운 기회를 통한 재정적 변신으로 이어지는 끝없는 드라마가 상품화 될 것이다.
법학박사 김 태 수
『한국사회 최고의 기회』『마이크로트랜드』저자